‘Simple Pleasures’ 숨가쁜 서울의 주파수 속, 소소한 일상에 가장 가깝게 스며들어 편안한 일상의 테두리가 되어주는 ‘Simple Pleasures’를 만났습니다. 이들과 함께한 인터뷰를 지금 바로 확인해보세요.
Q. 간단한 소개 먼저 부탁드려요. 재형: 안녕하세요. 승희랑 함께 ‘Simple Pleasures’ (이하 SP)를 운영하고 있는 재형이라고 합니다. 승희: 안녕하세요. 저는 승희이고, 재형이와 반려견 캐스퍼랑 함께 ‘SP’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반려견 캐스퍼도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려요. 승희: 이름은 캐스퍼, 여섯 살이에요. 호주라는 낯선 환경에 살기 시작할 때부터 함께 해 온 친구예요. 한국에 오기로 결심하면서 비행기를 타기 위해 다이어트까지 했던, 기특한 아이랍니다. (웃음) 재형: 아직도 서로 열심히 알아가는 중이에요. (웃음) ‘SP’에 처음 오셔도, 아니 여러 번 오셔도 늘 짖는 그런 소년 강아지입니다. 천천히 다가가 인사하면 금세 배를 보여주지만, 또 어느 순간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러 휙 사라지곤 해요.

Q. ‘Simple Pleasures’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재형: 호주 생활을 마치고 2024년 6월 6일, 승희와의 기념일에 맞춰 ‘SP’를 오픈했어요. 예전부터 우리가 함께 꿈꿔왔던 게, 좋아하는 사람들과 낭만을 잃지 않고 오랫동안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거였어요. 그 꿈을 품고 지금의 ‘SP’를 오픈하게 됐죠. Q. 개인적으로 안식처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Simple Pleasures’는 어떤 공간인가요? 승희: 카페나 음식점처럼 딱 잘라 말하는 건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에요. 누군가에게는 편히 쉬면서 커피를 마시러 오는 카페이고, 또 어떤 이에게는 잠시 들러 밥을 먹으러 오는 곳이기도 하죠. 그냥 지나가다 호기심에 들어와 잠시 쉬었다 가기도 하고요. 그런 모든 순간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재형: 서울은 정말 바쁘고 치열한 도시잖아요. 그래서 ‘SP’는 그냥 커피 한 잔 마시고, 담배 한 대 피우며 잠시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충전하고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어요. 혼자 조용히 책을 읽으며 밥을 먹을 수도 있고, 친구와 수다를 나누며 커피를 마실 수도 있는 곳. 그런 소소한 일상이 스며들어 있는 공간이라고 봐요.

Q. 전체적인 공간의 분위기와 'Simple Pleasures'라는 이름과 잘 맞아 떨어져요. 이름을 짓게 된 자세한 배경이 궁금해요. 재형: 호주 멜버른 출신Jack Irvine의 ‘Simple Pleasures’ 작품에서 착안했어요. Jack Irvin은 저와 승희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예요. 매장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그림이 바로 그의 ‘Simple Pleasures’ 작품이죠. 미쳐버린 두 사람이 차를 타고 꽃밭을 달리는 장면이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돼 있죠. 개인적으로 저도 그림처럼, 뭔가 특별한 의미 없이도 바보같이 정말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선택하게 됐죠. (웃음) 승희: 일상에 낭만과 행복을 주는 소소한 공간을 떠올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 같아요. 키오스크가 주문을 받는 건조한 교감보다는 소소한 대화가 오고 가는 곳이길 원했고, ‘Simple Pleasures’라는 단어를 고민 없이 선택하게 됐죠.Q. ‘Simple Pleasures’의 로고도 귀엽고 개성이 넘쳐요. 로고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요? 재형: 예전에 호주 멜버른의 Everyday Coffee카페에서 승희랑 함께 일한 적이 있어요. 그때 알게 된 동료 중에 IZAAK이라는 친구가 있었죠. 빡빡머리에 스케이트도 타고, 그래피티와 아트 작업도 자유롭게 하던 친구인데, 제가 만나 본 사람 중에 가장 솔직하고 멋있는 사람이에요. 언젠가 재미있는 일을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고, 로고를 만들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바로 IZAAK이었어요. 승희: 여러 도안을 받았는데, 그 중 이유 없이 가장 끌렸던 게 지금의 로고였어요. 우리의 취향을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아티스트 머릿속에서 나오는 상상이 가장 본질적이라고 생각해요. IZAAK이 ‘Simple Pleasures’라는 공간을 상상하며 그려준 로고라 해서, 고민할 이유가 없었죠. Q. 호주에서도 지내셨다고 들었어요. 재형: 중학교 시절부터 약 7년 정도 호주에서 지냈고, 승희와는 25살 무렵부터 거의 5년 가까이 멜버른에서 함께 살았어요. 요리를 처음 시작한 것도 멜버른에 있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Movida에서였죠. 첫 시작이라 그런지 정말 쉽지 않았어요. 매일 출근길에 “차라리 누가 나 좀 망치로 기절시켜 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어요. (웃음) 지금 돌아보면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히며 웃고 울었던 그 시간이 저에게는 너무 소중한 시간이죠. 승희: 시간이 날 때마다 단골 타투샵에 가서 타투도 받고, 수다도 떨며 시간을 주로 보냈었어요. 또, 캐스퍼랑 하루에 4시간씩 산책하면서, 정말 원 없이 놀기도 했고요. 일상 자체가 추억이 된 순간들이 많았던 시기였죠.

Q. 멜버른에서의 삶이 ‘Simple Pleasures’에도 많은 영감을 줬을 것 같아요.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영향을 받은 것은 무엇인가요? 재형: 멜버른에는 Travellers Coffee, Madera Bar&Cafe, Hope St Radio처럼 작지만, 자신만의 정체성이 분명한 카페들이 정말 많아요. Hope St Radio는 제가 잠시 일하기도 했던 곳인데, 공간의 분위기와 음악, 손님들의 태도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결처럼 어우러져 있었죠. 특히, Madera Bar&Cafe는 캐스퍼랑 산책하다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큰 공원 옆에 빨간색 버섯 조형물이 가게에 떡 하니 있어 저도 모르게 호기심에 이끌려 우연히 들어갔던 곳이죠. 다들 외형적인 것도 매력적이지만, 공간을 만든 사람의 진정성이 자연스럽게 배어 있죠. 승희: 하나만 꼽기는 정말 어려워요. 멜버른이라는 도시 자체가 주는 고유한 바이브가 있고, 거기에 더해 공간마다 느껴지는 직원들의 개성, 공간에 흐르는 음악, 자연스럽게 오가는 대화들. 이러한 크고 작은 요소들에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카페라고 해서 단순히 커피만 잘하는 곳이 아니라, 셰프가 직접 요리도 하고,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하며 복합적인 문화를 만들어내는 곳들이 많아요. 이 모든 게 ‘SP’의 바탕이 되었다고 봐요. Q. 호주 출신 셰프 ‘Ellie’를 초청해 진행한 팝업도, 멜버른에서의 인연이 이어진 것 같아요. 승희: Ellie는 재형이가 호주 생활 마지막에 몸담았던 Hope St Radio의 헤드 셰프였어요. 올해 5월에 한국 여행을 온다고 연락이 왔고, ‘SP’를 좋아해 주는 분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었어요. Ellie가 어떤 음식을 추구하고, 어떠한 사람인지에 대해서도요. 팝업 행사가 월요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Ellie를 보기 위해 4~5시간을 운전해 와주신 손님들도 계셨어요. 함께 시간을 나눠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했어요. 재형: Ellie는 평소에 제가 만드는 음식에 대해 관심이 많은 친구였어요. 호주에서 일을 함께 하며 가까워졌고, 말이 많지 않아도 서로를 잘 아는 그런 친구 사이죠. Ellie는 늘 일하면서 사진을 찍어요. 특히 제가 바빠 죽을 것 같은 순간에요. (웃음) 그런데 이번엔 제가 처음으로 Ellie의 모습을 담았어요. 저희의 첫 셀카도 찍었고요. 정말 행복했던 순간이었어요. (웃음)

Q. 호주 외에 기억에 남는 공간이나 음식에 대해 알려주세요. 재형: 음식을 꼽는다면, 인도네시아 음식 Nasi Padang이요. 호주에서 처음 먹긴했는데, 모든 향신료의 집합체가 입안과 뇌에서 폭발하죠. 또 하나는, 암스테르담의 치즈 마켓에서 처음 맛본 향이 엄청난 치즈요. 당시에는 소리지르며 도망쳤는데, 이제는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웃음) 승희: 처음 같이 간 유럽 여행에서 이탈리아Parma 골목에 있던 노란 벽의 작은 바가 기억에 남아요. 커피를 안마시던 재형이가 처음으로 에스프레소를 마신 곳이죠. Q. SimplePleasure에는 두 사람의 공통 분모가 많이 담겨있다. 서로 정말 다른 부분은 무엇인가? 승희: 저희 둘 다 MBTI는 I인데, 재형이는 보기와 다르게 F고 저는 T에요.(웃음) 저는 무언가를 결정할 때, 논리적이고 근거가 명확해야 마음이 편한 스타일이죠. 재형: 승희는 F인 저와는 다르게 정말 언제나 침착해요. 참 다행이죠. (웃음) Q. 의견이 서로 다를 때, 해결하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재형: 체스요. (웃음) 실제로 체스로 많은 일들을 결정합니다.

Q. 연희동 골목 안쪽에 자리 잡은 이유가 있을까요? 승희: 저희가 서양 음식을 베이스로 하는데, 동네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고 느꼈어요. 또, 우리 자체가 워낙 내향적인 성격에 호불호도 크게 나뉘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골목 안쪽에서 묵묵히 우리 일을 하다 보면 정말로 ‘우리의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연희동에 자리하게 됐죠. 재형: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디가 어딘지 잘 몰랐었죠. 그런데 연희동에서 캐스퍼와 함께 산책하다 보면, 문득문득 호주에서 산책하던 순간들이 떠오를 때가 많았어요. 동네도 조용하고, 골목도 많고.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바로 "이곳이다." 했죠. Q. ‘Simple Pleasures’에는 어떤 사람들이 주로 방문하나요? 재형: 한국에 와서 하나 둘 인연이 생기면서 다양한 분야의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게 되었어요. 타투이스트 친구나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 친구들도 자주 놀러오죠. 이 외에도 작가, 목공예가, 디제이 등 창작하는 사람들이 특히 많이 방문해요. 모두 놀러 와서 각자의 방식으로 쉬다 가요.

Q. 메뉴들의 국적이 다양해요. 메뉴가 매번 새롭게 바뀌는 것 같아요. 승희: 둘 다 똑같은 걸 기계적으로 하는 일을 워낙 싫어해요. 메뉴와 레시피도 매번 똑같은 것보단 오늘, 이맘때쯤 제가 먹고 싶은 것을 만들어요.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서 가장 재밌게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죠. Q.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거나 소개하고 싶은 메뉴가 있나요? 재형: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그 상황에 어울리는 음식을 선보이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전 세계 어디서든 팝업을 통해 우리가 해석한 한국 음식도 보여주고 싶어요.

Q. 꿈꾸고 있는 행사가 있다면? 승희: 한강 유람선 위에서 선선한 바람 맞으면서 음악과 음식이 어우러진 행사도 해보고 싶어요. 또, 울창한 숲속이나 건물 옥상도 떠오르네요. Q. 요즘 각자 빠져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재형: 음악 디깅! 아무래도 가게에 오래 있다 보니까 같은 음악을 계속 듣기 싫어서 다음날 들을 음악을 전날 찾아봐요. 좋은 아티스트를 발견하면 출근길이 왠지 신이 나요. 승희: 동양계 여성 디제이들에 빠져 있어요. Liyo, Fukhed, Yetsuby. Q. 오늘 만들어 준 음식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메뉴를 선정한 이유도 궁금해요. 재형: 지금 우리가 직접 하고 있는 메뉴들로 선정했어요. 그게 가장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디저트 파나코타는 칼하트윕 케이크 그래픽에 맞춰서 플레이팅을 조금 색다르게 해봤어요. 승희: capellini pasta with vongole 여름 시즌 메뉴. 일반 봉골레 파스타보다 소스가 자작하며 가볍고 얇은 파스타 면이 특징입니다. pork schnitzel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점심 메뉴. 달걀과 엔초비 그리고 허브를 곁들인 튀긴 음식으로 가벼운 식사나 와인 안주로 제격이죠. ham and cheese croquettes 버섯 크로켓 이후 모양을 파격적으로 바꾼 햄 치즈 크로켓. 통햄을 큐브 내서 살린 식감과 감자와 그라나파다노 치즈가 잔뜩 들어가 홀그레인 머스타드를 곁들인 단골들의 올타임 페이보릿. panna cotta 우유와 크림으로 만든 귀여운 푸딩. 생과일만 올려도 맛있지만, 위트있게 커스터드를 곁들였죠. 이번 촬영을 위해 꼭지 체리를 올렸어요. 왜냐하면 더 귀여우니까!


Q. 요리하는 사람에게 워크웨어란 어떤 의미인가요? 승희: 하루의 기분을 결정하는 것 같아요. 일할 때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싶은데, 옷이 상하고 더러워질걸 걱정하고 대충 입으면 신나질 않더라고요. 재형: 안 맞는 옷을 입으면 하루 종일 신경 쓰이고 일도 잘 안돼요. 요리라는 게 때로는 엄청 덥고, 기름도 튀고 찢어지고 하는 일종의 전투와 같다고 봐요. (웃음) 마치 주방이란 바다 위에 무기를 든 해적들이라고나 할까. 각자만의 스타일로 옷을 입고 일하는 곳만큼 매력적인 공간은 없어요. 주방은 저희만의 무대잖아요.

Q. 어떤 옷들이 일할때 손이 자주 가나요? 재형: 강한 컬러나 볼드하게 입는 것을 좋아해요. 그러면 손님들이 딱딱한 요리사로 덜 보시는 편인 것 같아요. 승희: 편한 옷이 최고죠. Q. 평소 스타일링에서 신경 쓰는 부분은? 승희: 편한 스타일링 그리고 약간의 포인트 재형: 뱃살..? Q. Simple Pleasures에게 ‘WORK IN PROGRESS’는 어떤 의미인가요? 승희: 죽을 때까지 노력하고 멈추지 않는 삶 그 자체. 재형: 여러 분야의 친구들을 만나고 음악, 그림 그리고 음식도 매일 배우고 다듬어가는 그런 인생 그 자체가 ‘SP’이고 WORK IN PROGRESS라고 봐요. Q. 앞으로의 Simple Pleasures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승희: 사랑? 재형: 낭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