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얼굴 속 순수한 사랑을 그려내는 아티스트, 미리를 만났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작가 미리입니다.

Q. 작가님께서는 해외를 자주 오가시는 것 같아요. 최근 다녀오신 해외 일정이 있으신가요? 최근에는 아트페어 일정으로 항저우를 다녀왔어요. 전시만 하다가 이런 대형 아트페어는 처음이었는데 다양한 나라의 작가님들을 만날 수 있어 뜻깊었어요. 또 제 부스를 찾아와 주신 분들도 모두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좋은 에너지를 많이 얻었습니다.
Q. 작가님의 시그니처 캐릭터 ‘쿠’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려오면서 늘 저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고등학생 때부터 조금씩 ‘쿠’의 형태를 잡아가기 시작했는데, 당시의 쿠는 지금과 달리 다리도 길고 코와 입도 있었어요. 이후 조금 더 러프하고 자유로운 느낌을 더하면서 지금의 쿠가 탄생하게 되었어요.

Q. ‘쿠’가 작가님과 닮아있는 존재인지 궁금해요. 성격이나 취향 같은 설정도 따로 있나요? 쿠는 저와 정말 많이 닮아 있어요. 저는 표정이 다양하지 않아서 어릴 때 좀 웃으라는 말도 자주 들었는데요, 쿠 역시 눈으로만 감정을 표현하는 존재예요.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웃음을 강요받거나, 내 의도와 다른 감정으로 오해받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적어도 쿠만큼은 그런 스트레스 없이 자유로웠으면 했어요. 또 많은 분들이 초점 없는 눈을 가진 쿠를 보며 각자의 감정으로 다양하게 해석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제 페인팅 속 쿠를 보면 어딘가에 숨어 있거나, 고양이 등에 타고 있거나, 누군가에게 꽃을 건네기도 해요. 이런 행동들을 보고 각자만의 방식으로 쿠의 성격을 상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Q. 만약 ‘쿠’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떤 하루를 보낼 것 같나요? 왠지 엄청 부지런한 하루를 보낼 것 같은데요. 아침은 무조건 팬케이크를 먹고,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며 엉뚱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 같아요.
Q. 작가님의 하루 루틴도 궁금해요! 저는 주로 따뜻한 티와 함께 하루 계획을 세우며 아침을 맞이해요. 계획적인 편이라 특히 작업에 있어서는 시간대별로 세세하게 정리하려고 해요. 그렇게 계획대로 작업을 마치고 나면 직접 저녁을 만들어 먹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국 드라마 Skins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Q. 실제 이미지 위에 오일 파스텔 드로잉을 얹는 작업 방식이 인상적이에요. 두 질감의 대비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으신가요? 보시는 분들이 자유로움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예전에는 배경까지 직접 드로잉 했었는데, 직접 찍은 사진 위에 작업을 하는 방식이 제가 당시 느꼈던 감정을 더 생생하게 전달해 주는 것 같더라고요. 매일을 여행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제 그림을 보시는 분들이 그 순간만큼은 여행지에 온 듯한 자유를 느끼셨으면 합니다.
Q. 작가님께서는 ‘완벽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다섯 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고, 예체능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부터는 작품이 숫자로 평가되는 일들이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답답함을 느꼈죠.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이 그린 울퉁불퉁한 그림을 보게 됐는데 그 그림이 자꾸만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저 또한 많은 분들이 제 그림을 통해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Q. 어린아이들에게 자주 영감을 받으신다고 들었어요. 아이들의 어떤 모습이 특별하게 느껴지시나요? 아이들이 가진 순수함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요. 같은 주제를 주어도 어른들이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표현하거든요. 그런 모습이 늘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 혹은 장면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예전에 혼자 도쿄 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자기 몸만 한 책가방을 메고 혼자 씩씩하게 걸어가던 아이들을 봤는데,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되려 저 역시 어디서든 씩씩하게 제 길을 가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던 순간이었습니다.
Q. 밴드와 함께 음악 관련 협업도 여러 번 진행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평소 음악을 즐기시는 편인가요?
초등학생 때 좋아했던 첫사랑 오빠가 밴드부였어요. 아마 그때부터 음악에 관심이 생긴 것 같아요. 지금은 다양한 아티스트 분들과 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음악을 듣게 되었고요. 무엇보다 협업을 하면서 그들이 본인의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걸 몸소 느끼게 되는데, 그 점이 정말 좋아요.
Q. 본인의 작업이 어떤 음악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나요?
Mort Garson의 <Mother Earth’s Plantasia> 앨범 전체가 제 작업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이유는 들어보시면 딱 아실 거예요!

Q. 특별히 아끼는 작품이나 물건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Shanghai building 작품을 제일 좋아해요. 상하이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우연히 마주친 건물인데, 그때의 기억이 너무 따뜻하게 남아 있어서요. 가장 아끼는 물건은 오사카에서 산 요시 인형이에요.

Q. 작업 외 시간에는 주로 어떻게 보내시나요? 영화나 드라마 보는 걸 좋아해요. 원래 영상에 대한 관심도 많고 몰입도 잘하는 편이라, 영상물들을 보다 보면 그 배경에 직접 들어가 있는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Q. 미리 작가님에게 ‘WORK IN PROGRESS’는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WORK IN PROGRESS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더 자유롭고, 계속 변화할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사회에서 여전히 숫자로 평가되는 시스템을 보면 속상할 때가 많아요. 그래서 숫자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제 그림을 통해 잠시라도 행복함과 자유로움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제 작업 역시 완벽함을 보여주기보다 보는 분들에게 잠시라도 편안함과 여유를 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 또한 제가 좋아하는 작업을 계속 이어가며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Q. 사람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사랑’이란 키워드가 떠오르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향후 계획은? 페인팅뿐 아니라 굿즈나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더 다양한 방식으로 ‘쿠’를 알리고, 더 많은 분들과 만나가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