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칼하트윕 라디오에서는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프로듀서이자 DJ, 그리고 레이블 설립자 Darwin이 함께합니다. 캐나다 에드먼턴(Edmonton) 출신인 Darwin은 2007년 음악에 대한 열정을 좇아 유럽으로 건너가 처음 런던에 정착했으며, 이후 베를린으로 거처를 옮겨 지난 15년간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해오고 있습니다. Darwin은 베를린의 클럽 신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Panorama Bar'의 단골 관객으로 무대를 즐겼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클럽 'Griessmühle'에서 자신만의 베이스 중심 테크노 파티 <REEF>를 호스팅하며 DJ 부스로 나섰습니다. <REEF>는 현재 'Berghain'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신진 아티스트들의 UK 베이스와 하이브리드 클럽 사운드를 선보이기 위해 자신의 레이블 'SPE:C'를 설립했습니다. SPE:C의 10주년을 기념해, Darwin은 이번 달 칼하트윕 라디오를 위해 특별한 믹스셋을 선보입니다. 이번 믹스셋에서는 레이블의 지난 10년을 대표하는 주요 트랙들로 구성합니다. 과거의 명곡부터 현재, 그리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곡들까지 아우릅니다. 함께 공개된 인터뷰에서는 '생명력 있는 사운드 (Sounds that feel alive)'에 대한 그녀의 애정, 베를린이 레이블의 방향성에 미친 영향, 그리고 하나의 챕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열 때를 아는 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Q. 2015년 베를린에서 시작한 당신의 레이블 'SPE:C'은 UK 베이스 사운드의 영향을 받은 베이스 중심의 음악 플랫폼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돌이켜 봤을 때, 레이블을 꾸준히 정의해온 핵심 정체성이나 감성은 무엇인가요? Darwin: 'SPE:C'은 항상 새롭고 잘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조명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왔어요. 개인적으로는 이미 주목받는 사람들보다, 아직 세상에 알려질 기회가 적은 이들의 음악을 발견하고 세상 밖으로 밀어내는 일이 훨씬 흥미롭다고 생각해요. 제가 본격적인 아티스트로 활동하기 전, 음악 산업 내 다양한 역할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얻은 지식을 통해 다른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비전을 더 잘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죠. 또 하나 'SPE:C'의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는 SF적인 세계관과 묵직한 로우엔드 사운드예요. 그건 레이블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지켜온 미학이기도 합니다. Q. 특히 UK 베이스와 테크노 측면에서 지난 10년 동안 'SPE:C'의 사운드 방향성은 어떻게 발전되어 왔나요? 예를 들어, Decka나 Edeka 같은 아티스트의 초기 릴리즈 된 음악들과 최근의 리믹스 컴필레이션을 비교했을 때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Darwin: 제 취향은 늘 새로운 사운드를 탐구하면서 끊임없이 변하고 있고 'SPE:C'는 그때그때 저에게 영감을 준 것들을 직접적으로 반영해온 레이블이라고 생각해요. 2015년, 레이블을 시작했을 당시 저는 베를린의 그리이스뮐레(Griessmühle)에서 레지던트 DJ로 활동하면서 테크노를 중심으로 베이스 사운드를 섞어가며 플레이했어요. Decka의 초기 릴리즈 된 음악들은 제가 DJ로서 탐구하던 하이브리드한 사운드를 잘 담고 있었죠. 제가 음악을 계약하는 방식은 아주 단순해요. 사람들이 제게 더브(dub)를 보내면, 제가 계속해서 그 트랙들을 제 세트에서 플레이하게 되고, 그게 반복되면 결국 릴리즈로 이어지는 식이에요. 기본적으로 'SPE:C'는 언제나 클럽에서 울릴 수 있는 음악, 즉 ‘클럽 기어(club gear)’에 초점을 맞춰왔어요. 그건 부정할 수 없죠. Q. 'SPE:C'의 릴리스를 큐레이션할 때 반복적으로 끌리는 테마나 미학 혹은 무드가 있나요? Darwin: 물론이죠. 장르와 상관없이 제 사운드는 꽤 뚜렷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둡고, 습하고, 감각적으로 와 닿는 베이스 음악에 끌려요. 그 사운드가 몽환적이고, 살아 움직이는 듯하며 때로는 축제적인 느낌을 주는 걸 좋아하죠. 특히 저는 SF적인 질감, 외계적인 분위기, 자연의 흔적 그리고 으스스한 보컬 요소들에 강하게 매력을 느껴요. 전통적인 장르를 새롭게 확장시키는 하이브리드한 아이디어 그리고 익숙한 스타일에 신선한 시각을 더하는 시도들을 듣는 것도 정말 좋아해요.
Q. SPE:C의 정수를 가장 잘 담고 있다고 느끼는 세 가지 앨범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Darwin: Decka – Begyndelsen [SPE:C 015 01] – 이 레코드는 제가 레이블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가 된 작품이에요. 'SPE:C'의 전체적인 비전이 바로 이 데모를 들은 뒤에 구체화되었죠. Carré – Tilted [SPE:C 015 14] – Carré를 만나게 된 건 정말 운명적이었어요. 그녀는 저에게 엄청난 영감을 주는 동시에 좋은 친구가 되었죠. 그녀가 표현하는 덥스텝은 풍성하고 꿈 같은 느낌을 줘요. 전통적으로 ‘소년스러운(bro-y)’ 이미지가 강했던 사운드에 여성적인 터치를 더했죠. 그녀와 Decka가 아티스트로서 성장해가며 정당한 인정을 받는 모습을 보는 게 정말 감동이에요. 가끔은 진짜 ‘자랑스러운 엄마’가 된 기분이에요! SIM – Sulum [SPE:C 015 15] – 외계적인 사운드를 이야기하자면 바로 이거예요. SIM의 음악을 들을 때면, 마치 디스토피아 도시 어딘가에서 다른 행성 사람들이 여는 파티에 우연히 들어간 기분이 들어요. 마치 평행우주 어딘가에 덴보우(dembow)가 존재했다면 이런 식으로 진화했을 것 같은 느낌이죠. 이것만큼 'SPE:C'다운 사운드는 없어요. Q. 'SPE:C'의 정체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아티스트들이 있나요? 혹은 최근에 당신을 놀라게 하거나, 특히 주목하고 싶은 신예 아티스트가 있을까요? Darwin: 'SPE:C'에 참여한 모든 아티스트들이 레이블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저는 누구 하나만 편애하지 않아요! Q. 'SPE:C'의 리믹스 컴필레이션을 보면, 이전 릴리스를 재해석한다는 콘셉트는 어떻게 떠올리게 되었나요? Darwin: 레이블을 운영하는 동안은 리믹스를 진행하지 않았어요. 제가 집중적으로 서포트하고 있는 아티스트의 작품에서 관심이 분산되는 걸 원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예전 트랙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해서, 10주년을 맞아 이전 릴리스를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청자들에게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엄청난 작업량이었어요. 그래서 이제 제 인생에서 다시는 리믹스 프로젝트는 안 할 거예요.

Q. 레이블의 기념일을 맞아 특별히 준비한 릴리스나 바이닐 에디션, 혹은 협업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Darwin: 9월 25일에 한정판 USB Dubstick을 발매했어요. 11개의 Dubs 트랙이 수록되어 있고, 총 100개만 제작된 에디션이에요. 여기에 레자 하스니(Reza Hasni)가 디자인한 야광 레진 'SPE:C' 키체인이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Q. 10주년은 의미가 큰데, 언더그라운드 음악 씬에서 인디 레이블을 10년간 운영해온 소감을 들려주세요. Darwin: 요즘 정말 많은 기념일들이 한꺼번에 찾아오고 있어요. 올해는 'SPE:C'가 10주년을 맞이했고, 내년에는 REEF가 10주년이에요. 이렇게 오랫동안 두 레이블을 유지해올 수 있었다는 게 참 아름답게 느껴져요. 물론 완전히 그만두고 싶었던 시기도 있었어요. 실제로 2020년쯤에는 약 2년 정도 레이블 운영을 멈췄었죠. 하지만 저는 늘 진화하고 있고, 올해는 다시 에너지를 끌어올려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앞으로를 보자면, 2026년에는 'SPE:C'의 규모를 조금 줄이고 올해 11월 론칭하는 제 새로운 레이블 'Biofield Records'에 더 집중하려고 해요. 제 비전이 많이 바뀌었고 이제는 하나의 챕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챕터를 열고 싶어요. Q.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클럽 문화, 예술적 네트워크, 그리고 환경은 SPE:C의 궤적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Darwin: 이번 주가 제가 베를린에 산 지 15주년이 되는 주예요. 시간이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르네요! 음악과 관련해서 베를린은 제게 모든 걸 준 도시죠. 사실 처음 이곳에 올 때는 한 번도 방문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저 ‘여기에 있어야 한다’는 강한 끌림이 있었습니다. 그 후로 다양한 씬에 깊이 몰입하면서, 저를 아티스트로 성장시키고 제가 하는 프로젝트에도 큰 영향을 미쳤어요. 이 도시의 실험적인 니치 문화에서 오는 에너지는 끝없이 저를 자극해요. Atonal 같은 페스티벌은 정말 제게 생명력을 불어넣어줍니다. 이렇게 거대하고 서로 공생적인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어 있다는 사실에 늘 감사해요. 제 주변에는 함께 협업하고 아이디어를 나누고 싶은 영감 가득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솔직히, 제 프로젝트들 중 어느 것도 베를린이 아니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