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이 일련의 사건들을 촉발시키기도 합니다. DJ이자 레이블 설립자인 도미니크 로데만(Dominik Rodemann, 일명 Marathon Man)에게 그 순간은 암스테르담의 한 바에서 찾아왔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1980년대 암스테르담 재즈 신(scene)의 핵심 인물이었던 네덜란드의 멀티 악기 연주자 로널드 랑게스트라트(Ronald Langestraat)를 만났습니다. 이 만남은 2018년 로데만이 독립 레코드 레이블 ‘South of North’를 설립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 레이블의 첫 번째 발매작은 랑게스트라트의 앨범 <Searching>의 재발매였습니다. 이 앨범은 1984년 그가 집 거실에서 직접 녹음한 방대한 스케일의 재즈-소울 작품으로 일렉트릭 피아노, 어쿠스틱 피아노, 오르간, 드럼, 클라리넷, 색소폰, 그리고 무그 신시사이저를 4트랙 레코더를 사용해 연주했습니다.

South of North는 이후에도 브로큰코드(Brokenchord), CV 비전(CV Vision), 엘리자베스 데이비스(Elizabeth Davis), 데번 렉시(Devon Rexi), 제이콥 드위어(Jacob Dywer) 등의 아티스트들을 통해 앰비언트, 더브, 일렉트로닉, 개러지 록, 노이즈까지 음악의 다양한 영역과 숨겨진 곳까지 탐구하고 있습니다. 특정 장르나 사운드를 대표로 내세우지는 않지만, 호기심과 끊임없는 실험 정신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로데만의 말처럼, 옳다고 느껴지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열려 있습니다. 이번 달 에피소드 역시 로데만이 직접 구성한 1시간 분량의 믹스를 담고 있습니다. 로데만은 이번 믹스에서 South of North의 다채로운 음악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앞으로 발매될 음반들을 살짝 공개합니다. 함께 수록된 인터뷰에서 로데만은 South of North의 핵심 가치, 레이블 이름에 담긴 의미, 그리고 최근 다시 발견해 반가웠던 몇 장의 앨범을 소개합니다.

(Dominik Rodemann) Q. South of North는 언제, 어떤 계기로 설립됐나요? Dominik Rodemann: 2018년, 암스테르담의 한 바에서 로널드 랑게스트라트를 만난 게 시작이었어요. 당시 저는 레드 라이트 라디오(Red Light Radio)에서 일하고 있었고, 대부분의 시간을 레드 라이트 레코즈(Red Light Records)에서 보냈습니다. 그곳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가게를 함께 운영하던 제임스(James)와 아벨(Abel)이 정말 많은 도움을 줬고, 초기 몇몇 음반의 유통을 지원해 주었습니다. Q. 레이블을 규정하는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요? Dominik Rodemann: 탐구, 정직, 그리고 무엇보다 즐거움을 잊지 않는 것. Q. South of North이라는 이름은 레이블의 정체성을 어떻게 반영하나요? 왜 이 이름을 선택했나요? Dominik Rodemann: South of North이라는 명칭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그만큼 어떤 느낌이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죠. Q. 새로운 아티스트는 보통 어떻게 발견하고 선정하나요? Dominik Rodemann: 딱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건 아니에요. 대부분은 우연히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죠. 어떤 시점에 같은 궤도 안에서 함께 맴도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요. 그러다 그 궤도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나도 함께 움직이게 됩니다. Q. 음악적 재능 외에 아티스트에게서 무엇을 찾으시나요? Dominik Rodemann: 함께 더 오래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요. Q. 음반 발매에서 실험성과 대중성 중 어느 쪽에 더 큰 비중을 두시나요? Dominik Rodemann: 그렇게 이성적으로 판단하진 않아요.

Q. 아트워크, 패키징, 그리고 실물 음반 발매의 구성은 어떻게 접근하나요?
Dominik Rodemann: 모든 발매마다 직관적으로요. 그리고 항상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진행합니다. Q. 파리로 옮기기 전, South of North는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했죠. 그 도시가 레이블에 어떤 영향을 줬고, 파리는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 거라고 보나요?
Dominik Rodemann: 암스테르담에서 실험 정신이 있고 아이디어를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어요. 도시가 작다 보니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쉽게 마주치기도 하고요. 파리에는 라이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들이 많아서, 여기서도 새로운 것들을 탐색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Q. 레이블의 라이브 공연이나 투어에 대한 관점은 어떤가요?
Dominik Rodemann: 음악과 그걸 만드는 사람들, 듣는 사람들과의 가장 직접적인 소통을 할 수있는 상호작용이라고 생각해요. 아마도 커뮤니티와 문화적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죠. Q. 기억에 남는 South of North 라이브 공연이 있다면요? 특별했던 이유도요.
Dominik Rodemann: 2024년 암스테르담의 Under One Roof Festival이 특별했어요. 평소에는 함께 공연할 기회가 없는 다양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거든요. 또 몇 주 전 파리에서 트윅(Tweak)과 12th Isle과 함께 진행한 원데이 미니 페스티벌도 비슷한 분위기였어요. 요즘은 진정성이 느껴지는 모임이 전부 성공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암스테르담의 OCCII가 최고죠! Q. 전자음악 외에,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무엇인가요? Dominik Rodemann: Can – Tago Mago Q. 최근 다시 발견한 앨범들은 무엇이고, 어떤 점이 특별했나요? Dominik Rodemann: Slint – Spiderland 이 앨범은 정말 독보적이에요. 아주 순수하고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느낌이에요. Sun City Girls – Torch Of The Mystics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고, 미워하든 사랑하든 그냥 받아들이도록 해줘요. Dead Moon – Crack In The System 정신적인 면에서 이 앨범을 따라올 수가 없어요. 어떤 일을 할 때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최고의 음악입니다. 그리고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훌륭한 이 두 앨범을 추천합니다:
Movietone – Movietone
TV Personalities – The Painted Word
Q. SNS나 휴대폰 알림 같은 디지털 방해 요소는 어떻게 관리하나요?
Dominik Rodemann: 가능하면 삭제하거나 아예 꺼둡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