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는 건 하나의 선언입니다.” 워싱턴 D.C. 기반 컬렉티브 블랙 레이브 컬처(Black Rave Culture)는 이렇게 말합니다. “댄스 음악은 흑인들로부터 시작됐고, 우리는 그 계보를 계속 밀어붙이기 위해 여기 있어요. 그 울림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움직임의 일부입니다.” 제임스 방구라(James Bangura), 네이티브선(Nativesun), 아말(Amal)로 구성된 블랙 레이브 컬처는 2020년, 전 세계적 팬데믹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에 처음 연결되었습니다. 미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던 Black Lives Matter 시위의 물결이 거세던 때이기도 했죠. 세 사람은 그 시기, 슬픔을 극복하고 자신들을 둘러싼 세계를 헤쳐나가기 위한 방식으로 함께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블랙 레이브 컬처는 더 분명한 미션과 함께 공식적으로 출범했습니다. 전자 댄스 음악의 흑인적 기원을 되찾아 기념하고, 현재형으로 이어가겠다는 목표였습니다. 2021년, 이들은 뉴욕 레이블 하우스 오브 알트르(Haus of Altr)를 통해 데뷔 앨범 <Black Rave Culture>를 발표했습니다. 총 10트랙에 걸쳐 디트로이트, 뉴욕, 저지, 볼티모어의 사운드를 UK 베이스(UK-bass)와 사운드 시스템 문화의 영향과 결합시키며, 댄스 음악의 뿌리를 존중하는 동시에 그 다음 장을 열어젖혔습니다.
이후 5년 동안 블랙 레이브 컬처는 정규 앨범 두 장을 추가로 발표했고, 리믹스 앨범도 선보였습니다. 또한 첫 대서양 횡단 투어에 나서 네덜란드, 영국, 독일에서 공연을 펼쳤습니다. 이번 달 에피소드에서 세 사람은 이스트 코스트 특유의 영향력을 중심으로,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의 리듬까지 끌어안은 익스클루시브 믹스를 공개합니다. 함께 수록된 인터뷰에서는, 워싱턴 D.C.의 험난한 신(scene)이 어떻게 창의성을 자극하는지, 스토리텔링 도구로서 샘플링을 활용하는 방식, 그리고 셋이 함께 무대에 설 때의 감각이 왜 ‘의자 앉기 게임(musical chairs)’ 같은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Picture by Tatah) Q. 블랙 레이브 컬처는 어떻게 3인 체제로 모이게 되었고, 음악적으로는 무엇이 여러분을 처음 연결했나요? BRC: 팬데믹 기간, 특히 조지 플로이드 시위(George Floyd protests)가 한창이던 때에 우리가 뭉쳤어요. 그 시절 우리에게 ‘함께 음악을 만든다’는 건, 역경을 견디고 당시 세상을 버텨내기 위한 방법이었죠. 오후와 저녁을 서로의 집에서 보내며, 에이블톤(Ableton)에서 말 그대로 벽에 물감을 던지듯 이것저것 시도했어요. 무언가를 완성한다기보다, 슬퍼하고 애도하고 치유하는 방식에 가까웠죠. 스튜디오는 우리에게 안전한 공간이고,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는 역할이기도 해요. 뻔한 답처럼 들릴 수 있지만, 우리를 연결한 건 결국 댄스 음악이었습니다. 각자 배경은 달랐지만, ‘흑인 댄스 음악’이라는 지점에서 중간을 찾아 만났어요. Q. 블랙 레이브 컬처 결성 전, 각자 어떤 여정으로 음악을 해오셨나요? Amal: 저는 퍼커션과 드럼을 치면서 자랐어요. 엄마가 서아프리카 출신이라 젬베(Djembe)를 많이 연주했고요. 아빠는 펑크, 레게, 스카를 즐겨 들었죠. 그 영향으로 저도 드러머가 되고 싶었어요. 14살 여름,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던 동료가 FL 스튜디오(Fl studio) 데모 버전을 줬는데, 그때부터 프로덕션이 제 삶이 됐습니다. 이후 10대 내내 DMV(워싱턴 D.C.·메릴랜드·버지니아) 여러 스튜디오에서 프로듀싱과 엔지니어링을 했죠. 언더그라운드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에서 활동하는 친구들(Wifigawd, THE KHAN, NAPPY NAPPA)을 위해 곡을 만들다가, 공연에서는 그들의 DJ를 맡게 됐어요. 전자음악은 좀 더 나중에야 본격적으로 만났습니다. 2019~2020년쯤 D.C.에서 아세모(Acemo)와 모마 레디(MoMa Ready)의 플레이를 보고 나서였죠. Q. 처음 협업을 시작했을 때, 만들고 싶은 사운드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있었나요? 아니면 자연스럽게 형성됐나요? BRC: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어요. 우리는 어떤 기대치나 정답을 들고 스튜디오에 들어가지 않아요. 서로의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받아치면서 진행하죠. 라이브 퍼포먼스와도 아주 비슷한 방식입니다. Q. 블랙 레이브 컬처라는 프로젝트를 움직이게 하는 미션, 혹은 목적은 무엇인가요? BRC: 무엇보다 교육이에요. 이름 자체가 그걸 말해주죠. 우리에게 이건 선언입니다. 댄스 음악은 흑인들로부터 시작됐고, 우리는 그 계보를 계속 밀어붙이기 위해 여기 있어요. 장르나 매체가 무엇이든, 이건 흑인 음악입니다. 그 울림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움직임의 일부라고 우리는 생각해요.

(Picture by Moody Blu) Q. 세 분이 함께 프로듀싱할 때 작업 흐름은 어떤가요? BRC: 의자 앉기 게임 같아요. 공연 때처럼 우리 셋은 계속 자리를 바꿔가며 아이디어를 신선하게 유지합니다. 하나의 아이디어에 너무 오래 매달리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귀’를 통해 다시 다듬어요. 최근에는 저희의 데모들을 세트에서 틀어보며 반응을 테스트하기도 했고요. Q. 샘플링을 어떻게 접근하나요? 특히 흑인 음악 아카이브에서 가져올 때는요. BRC: 우리는 의도를 가지고 샘플링해요. 예를 들어 최근 발매작 <Whoo Lawd>는 고고 밴드에서 고인이 된 보컬리스트인 XIB에게 바치는 곡이었어요. 우리 문화에 경의를 표하고, 새로운 공간에서도 그 문화를 살아 있게 만들고 싶었거든요. 우리의 목표는 샘플링을 스토리텔링의 수단으로 쓰는 거예요. 디아스포라적 사운드들(diasporic sounds)이 서로 다른 맥락 속에서 어떻게 맞물리는지 보여주는 거죠. Q. 사운드를 만드는 데 핵심이 되는 도구(소프트웨어/하드웨어)는 무엇인가요? BRC: 노트북이요! 우리는 대부분 노트북으로 작업합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하드웨어로도 더 많이 실험해보는 게 목표예요! Q. 협업 과정에서 가장 의외로 탄생한 트랙은 무엇이었나요? BRC: 솔직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우리가 만든 트랙은 다 각자의 방식으로 놀라움을 안겨주었어요. “이런 타입의 트랙을 만들자”라고 특정해서 만드는 경우가 거의 없거든요. Q. 로컬 환경, 특히 워싱턴 D.C.와 그 신(scene)이 여러분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줬나요? BRC: D.C.는 창작자에게 쉽지 않은 도시예요. 결국 우리 모두는 자원이 많지 않은 작은 가족과 같은 공동체이고요. 그래서 오히려 틀 밖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여기서 이름을 알리려면, 누구나 인정할 만큼 압도적으로 좋아야 해요. 관객이 정말 까다롭거든요. 그런데 바로 그 점이 이곳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펑크, 재즈, 힙합, 뭄바톤(Moombathon) 사운드 시스템 문화, 그리고 고고까지 엄청난 음악적 역사들이 한데 어우러져 펑크적인 DIY 정신이 담긴 음악이 탄생하죠. 작은 지역 안에 많은 문화가 뒤섞여 함께 살아가니, 자연스럽게 음악적으로도 꽤 열린 사람이 되더라고요. D.C.는 큰 시장도, 대중적인 투어 장소도 아니에요. 하지만 그래서 저희에게 끊임없이 도전정신을 불어넣어줘요. 계속 한계를 뛰어넘고, 절대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게 만들죠. D.C.는 우리를 겸손하게 하고, 땅에 붙들어두고, 현실과 연결시켜줘요. 우리는 이곳을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겁니다.
Q. 블랙 레이브 컬처는 전자음악 속 흑인 아티스트들의 더 큰 서사에 어떻게 기여한다고 보나요? BRC: 결국 대표성의 문제예요. 업계에서 많은 흑인 아티스트들의 목소리는 완전히 간과됩니다. 우리의 사운드를 통해 관점들을 공유하면서 다른 아티스트들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관심을 환기하는 일이 중요하죠. 흑인 아티스트들에게 있어, 우리는 모두 같은 언어를 사용합니다. Q. 작업에서 의식적으로 끌어오는 흑인 음악 유산의 요소가 있다면요? BRC: 리듬과 펑크, 확실히 그거죠. 폴리리듬(polyrhythms)에 기대기도 하고, 보컬의 사용도 그렇고요. 우리를 계속 에너제틱하고 들뜨게 만드는 요소들이요. Q. DJing을 시작하게 된 계기, 그리고 초기 경험들이 지금의 자신을 어떻게 만들었나요?
James Bangura: DJ를 향한 제 길은 대학 시절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됐고, 그때의 경험들이 ‘파티’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게 해줬어요. 관객이 어떤 공동체적 순간의 일부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 말이죠.
Nativesun: 아버지가 DJ이자 음악 컬렉터였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그리고 저는 로컬 고고 밴드에서도 연주했는데, D.C. 특유의 아주 희귀한 사운드죠. 지금도 제 음악에 그게 많이 남아 있어요. Q. 블랙 레이브 컬처의 DJ 셋은 각자의 개인 셋과 무엇이 다른가요?
Amal: BRC 셋에서는 각자의 개인적 욕망이 훨씬 폭넓게 드러나는 것 같아요. 컬렉티브로서 확실히 더 창의적이죠. 예전에 부용(Bouyon)을 정말 하드한 테크노 사이에 섞어 튼 적도 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반대로 개인으로 활동할 때는 종종 어떤 스타일을 틀어야 한다는 틀에 갇히기도 해요. 그게 창의성을 조금 죽일 때가 있거든요. Q. 특히 미국에서, 현재 전자음악의 흐름을 어떻게 보시나요?
Amal: 확실히 성장하고 있어요. 모든 게 객관적으로 좋은가 하면… 아마 그렇진 않겠죠. 하지만 그 소음 속에서도 작고 흥미로운 요소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어요. 특히 미국에서요. 그게 정말 신납니다.
(Picture by Moody Blu) Q. 하우스, 정글, 풋워크 같은 언더그라운드 장르가 메인스트림화되는 흐름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끼나요?
Amal: “본래 언더그라운드인 장르를 메인스트림으로 끌어올리는 게 싫다”고, 엄격한 관점에서 말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동시에 원래라면 스스로 찾지 않았을 일반 청취자들에게까지 문을 넓혀주는 일이기도 해요. 그 점은 또 정말 멋진 부분이고요. Q. 앞으로 몇 년 동안 블랙 레이브 컬처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길 바라나요? BRC: 최근 우리끼리 자주 얘기하는데, 블랙 레이브 컬처가 단순한 그룹을 넘어 하나의 플랫폼이 되길 바라요. 그러면 전 세계를 다니며 흑인과 유색인종의 재능을 선보이고, 공동체들과 더 깊게 연결할 수 있겠죠. Q. 예술을 통해 지역사회 또는 전 세계 공동체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나요? BRC: 우리는 직접 만나서 교류하는 것을 정말 믿어요! 다른 도시를 가면 친구들의 공연, 라디오 쇼, 스튜디오 세션, 하우스 파티도 가고… 그냥 밥 한 끼 같이 먹는 일상적인 것들도 해요. 우리는 진짜 현실적인 사람들이에요. 그런 방식이 더 진짜 같고, 더 잘 전해진다고 느껴요. 다른 창작자들을 지지하고, 실제 관계를 쌓는 일은 정말 중요합니다. Q. 매일의 작은 습관 중, 마음을 붙잡아두고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게 있다면요?
Amal: 아침에 나를 위한 시간을 내는 거요. 명상하고, 하루를 천천히 시작합니다. Q. 지금 이 세상에서 딱 한 가지를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고, 어떤 영향을 기대하나요?
Amal: 저는 모든 거대 기술 기업들을 해체하고 모든 걸 오픈소스로 전환할 겁니다. 그게 모두에게 공평한 사회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