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t by Mala”라는 글자가 화려한 색상의 12인치 바이닐 위에 새겨진 것이 눈에 띈다. 또 다른 바이닐에서도 비슷한 문구가 등장한다. “built by digital mystikz,” “built by Loefa” “built by Coki”. 이는 그들의 음악적 duddgidfur을 보여주는 상징이자 창작 과정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흔적이다. “오늘도 아무런 뚜렷한 아이디어 없이 앉아서 작업을 시작할 때, 저는 그냥 ‘쌓아 올리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라고 Mala가 말했다. “창의성은 진지하고 신성하지만 동시에 놀이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자유로움이며, 무언가를 허물고 다시 쌓아 올리는 과정이죠,” 런던의 사우스 노우드 출신인 Mala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전자음악 씬을 선도해 온 인물이다. 그는 프로듀서 Coki, Loefah, 그리고 MC Sgt. Pokes와 함께 DMZ 크루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사운드 시스템 문화를 기반으로 한 장르를 개척했다. 오늘날 우리가 덥스텝(dubstep)이라 부르는 그 장르이다.

덥스텝은 2005년 3월 런던의 클럽 무대를 강타했다. DMZ가 브릭스턴에서 첫 클럽 나이트를 개최했을 때,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고, 이들은 모두 “Come meditate on bass weight”라는 슬로건 아래 몸을 맡겼다. 레이블로서 DMZ는 2006년 Mala의 Anti-War Dub을 비롯해 덥스텝을 정의하는 대표적인 트랙들을 발표했다. 이후 BBC 라디오 1에서 Mary Anne Hobbs가 진행한 Dubstep Warz 방송이 Mala와 DMZ를 영국 음악 씬의 중심으로 이끌었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덥스텝이 확산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같은 해, Mala는 실험적인 베이스 음악을 위한 플랫폼으로 자신의 레이블 DEEP MEDi MUSIK을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Kaiju, Silkie, Goth-Trad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음악이 발표되었다. 2012년, 그는 Brownswood Recordings에서 자신의 첫 정규앨범인 Mala in Cuba를 발표하며 덥스텝 사운드와 쿠바 리듬을 결합했다. 이후 같은 레이블에서 두 번째 프로젝트인 Mirrors를 발표하며 페루 문화를 깊이 탐구했다. 그는 현지 뮤지션들과 함께 녹음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앨범을 구성하며, 이를 창작의 재료이자 청사진으로 활용했다. Mala가 첫 씬에 발을 내디딘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이번 칼하트윕 라디오 에피소드에서, 이 전설적인 프로듀서이자 DJ는 DEEP MEDi의 아카이브 트랙과 새로운 음악이 포함된 믹스를 선보였다. 또는 그의 음악 창작자에게서의 예술과 과학의 이중성, 시행착오를 통한 배움, 그리고 아티스트의 이야기가 작품에서 가지는 의미에 관해 이야기한다.

Mala 당신의 경력을 살펴보니, 당신에게는 두 가지 면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양한 음악적 영향을 받은 뮤지션으로서의 모습과 레이블을 운영하고, 이벤트를 기획하며,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사회적인 인물로서의 모습. Mala: 제게 음악은 항상 연결의 수단이었습니다. 어릴 때 음악을 접하고 탐험하던 시절에는 저 자신과 연결되는 개인적인 여정이었죠. 하지만 점점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음악이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더 나아가, 제가 만든 음악이 예상치 못한 다양한 사람들을 한곳으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제 음악뿐만 아니라, 당시 떠오르던 덥스텝 씬 전체가 그러한 역할을 했습니다. 음악은 제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식이고, 그렇게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입니다. 당신이 이 길을 걷게 된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나? Mala: 저는 10대 때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14살 때부터 이미 MC로 활동하면서 18세 이하 클럽 이벤트에서 정글 장르의 DJ로 잘 알려진 이들을 섭외하곤 했습니다. 제가 자란 런던의 남부에는 많은 나이트클럽과 공연장이 있었고, 저는 어린 나이부터 그런 환경에 자주 노출되었습니다. 직접 턴테이블을 사기 위해 돈을 모았고, 점심시간마다 레코드 가게에서 정글과 하드코어 음악을 들었습니다. 그게 90년대 초반, 93년~94년 무렵이었습니다. 처음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90년대 초중반의 정글 사운드를 재현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이 저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런던에서 자라면서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어가면서, 저는 스스로에게 더 깊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까?’와 같은 고민들이 자연스럽게 제 음악에 반영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그 음악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면서 깨달음을 얻었죠. 음악을 통해 저 자신을 표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요. 정확하게 딱 하나의 “아하!” 하는 순간이 있었다기보다는, 점차 깨닫게 된 과정이었습니다. 음악을 창작하는 것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자유의 한 형태라는 걸요. 그리고 그 자유를 책임감 있게 다뤄야 한다는 것도요. 창작에 접근할 때 감성적인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또는 과학적인 사고방식으로 접근하는가? Mala: 두 가지 방식이 모두 필요합니다. 스튜디오에서 작업할 때는 “과학자의 모자”를 써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기술적인 측면을 이해하고 다듬어야 하죠. 프로듀서로 성장하면서 그런 기술들을 점점 더 정교하게 다듬어 나갑니다. 하지만 너무 이론적으로 접근하다 보면 음악이 너무 인공적이고 정형화된 느낌이 들더라고요. 어떤 사람들은 그런 스타일을 좋아할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거친 질감과 자연스러운 요소들이 더 중요합니다. 작은 불완전함들이 모여서 제 음악을 더욱 진정성 있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니까요. 이전에 본인의 작업 방식을 “프로듀싱(producing)”이 아니라 “빌딩(building)”라고 표현했는데,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는가? Mala: 우리가 처음 음악을 만들 때부터 DMZ 레코드에는 항상 “built by Mala,” “built by Coki,” “built by Loefah”와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우리는 곡을 “프로듀싱”한다기 보다는 “쌓아 올린다(building)”는 표현을 씁니다. 시작은 자연스럽게 쓰던 표현이었습니다. “비트를 빌드하고있어”라는 말을 종종 했었는데, 의도적으로 시작한 표현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음악을 이야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표현이 조금 바뀌긴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저는 작업을 시작할 때 뚜렷한 계획 없이 그냥 ‘쌓아 올린다’라는 느낌으로 접근합니다. 그 표현에는 어떤 가벼움이 있습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동시에, 제 음악이 제 가족을 부양하는 생계 수단이기도 하기에 더 깊은 책임감과 집중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창작이라는 것은 진지하고 신성하지만, 동시에 놀이이기도 합니다. 자유로운 과정이고, 무언가를 허물고 다시 쌓아 올리는 것이죠. 시간이 지나면서 프로젝트에 따라 접근 방식을 조절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개인적인 작업을 할 때와 보다 구조적이고 집중이 필요한 작업을 할 때는 다르게 접근하는 것이죠. 마치 음악을 전혀 다른 장르로 변형하는 것처럼요. 2018년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Outlook Orchestra와 협업했을 때처럼 역사적인 공연장에서 자신의 음악을 새로운 장르로 바꾸는 순간이 정말 특별했을 것 같다. Mala: 네, 정말 대단한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그 순간을 저는 아주 오래전부터 꿈꿔왔습니다. 공연이 이루어지기 십여 년 전 끔, 아주 생생한 꿈을 꾸었습니다. 저는 런던 남부의 사우스 노우드라는 곳에서 자랐는데, 그 근처에 크리스털 팰리스 파크가 있어요. 그곳의 야외공연장에서 과거에 밥 말리도 공연한 적이 있고, 현재도 다양한 공연이 열립니다. 꿈속에서 저는 크리스털 팰리스 파크에 앉아 있었고, 제 곡인 Anti-War Dub을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꿈에서 깨어나자마자 언젠가는 이것을 현실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실제로 그 순간이 찾아왔을 때, 정말 초현실적인 기분이 들었습니다. 미래에는 덥스텝이 바흐, 베토벤, 모차르트처럼 기억될 거로 생각하는가? Mala: (웃음) 물론 그렇게 된다면 멋지겠죠. 하지만 그건 애초에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모든 음악은 저마다의 공간과 목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당신이 말한 클래식 음악은 수 세기 동안 전해져 왔다는 거예요. 모든 곡이 악보로 기록되었고, 계속해서 연주되고, 또 다시금 연주될 수 있었죠. 하지만 우리가 만드는 현대 음악은 그런 방식과는 다릅니다. 지금은 모든 음악이 사람들의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되어 있고, 언젠간 누군가가 리믹스하거나 재해석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기억될지는 확신하기 어렵네요. 그렇지만 사운드 시스템 문화의 유산은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것이 저 자신을 포함하는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가 만든 문화가 오늘날 음악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사운드 시스템 문화는 항상 정치적인 색을 가지고 있었는데, 2006년 발표한 Anti War Dub도 또한 그렇다. 현재 어떤 사회적 또는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있는가? Mala: 저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작업에 담는다고 생각합니다. 레이블 운영자로서 제가 하는 일은 함께 작업하는 프로듀서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자신의 진실을 최대한 진정성 있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독립 레이블을 운영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상업적인 압력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저는 제가 진정으로 믿는 음악을 자유롭게 발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DEEP MEDi에서 그렇게 해왔습니다. 저는 모든 작업에서 정치적이거나 영적인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담으려고 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레이블 운영 방식 자체가 제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레이블은 창작의 자유를 위한 공간이고, 그것 자체가 상업적 이익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하나의 저항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Anti War Dub” 같은 곡이 사람들에게 깊이 와 닿는 이유는, 그 곡이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진정성 있게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음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할지는 청중의 몫입니다. 저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조작하거나 관리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사운드 속에 담긴 진실을 전달하고 싶을 뿐입니다. 아티스트들의 어떤 점을 보고 함께 작업해야겠다고 결정하나? Mala: 당연히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이 저에게 와닿는지입니다. 감정적으로든, 직관적으로든 어떤 울림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음악뿐만 아니라 아티스트가 가진 이야기와 음악에 대한 헌신도 중요합니다. 저희 레이블의 철학은 진정성, 자유, 창의성입니다. 15년 전 제가 음악을 만들던 방식과 지금의 방식은 다릅니다. 음악 자체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죠.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운드도 바뀝니다. 그래서 어떤 곡이 저를 사로잡는지 그 이유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그 음악이 저에게 깊이 와닿으면, 저는 그 음악을 지지하고 세상에 알리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새로운 곡들을 제 셋 리스트에 포함하고, 아티스트와 그들의 프로젝트에 투자합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은 언제나 리스크를 동반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음악 산업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독립 레이블을 20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Mala: 레이블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몇 년씩 공백 없이 지속적으로 음악을 발매하려면 엄청난 노력과 헌신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2024년에 DJ 매거진 어워드를 수상한 것도 단순히 DEEP MEDi MUSIK 만의 성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덥스텝의 승리입니다. 이 상이 저희 레이블의 이름을 달고 있긴 하지만, 저에게는 우리 전체 커뮤니티를 위한 승리처럼 느껴집니다. 음악 씬에서 이제 경쟁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Mala: DMZ에서 이벤트를 하던 시절을 떠올려 봤을 때, Skream, Benga, Kode9과 같은 아티스트들의 곡을 들으면서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경쟁이나 질투가 아닌 동기부여였습니다. 누군가 한단계 발전하면, 우리 모두 함께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어 했죠. 이건 마치 스파링 같은 겁니다. 한 사람이 성장하면, 나머지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죠. 그런데 상업적인 요소가 씬에 스며들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변합니다. 예전처럼 공동체적인 정신이 항상 유지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나’보다 ‘우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덥스텝은 늘 집단적인 노력의 결과였으니까요.
독립 레이블을 운영하는 것은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기회를 주고 성장하도록 돕는 일이기도 한가? Mala: 맞습니다. 레이블을 운영하는 것은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아티스트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죠. 제가 아티스트를 계약할 때는 절대 서두르지 않습니다. 가끔은 어떤 아티스트의 음악을 1년 넘게 듣다가 발매를 결정할 때도 있습니다. 이 과정이 아티스트들에게는 답답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빨리 모든 것을 진행하고 싶어 하지만, 저는 진짜 좋은 언더그라운드 음악은 시간이 걸린다고 믿고 있습니다.

어떤 음악이 좋은 음악인지 어떻게 알아채는가? Mala: 저는 음악을 들으면 즉시 감이 옵니다. 8마디 안에 이 곡을 내 셋에서 플레이할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먼저 트랙을 선별한 다음, 좀 더 깊이 듣고 프로듀서의 버전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저는 아티스트와 오랫동안 함께 작업하는 것을 선호하지, 단순히 한 장의 레코드를 내고 끝내는 방식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어떤 프로듀서들은 1-2개의 좋은 트랙을 만들고 그 이후로 아무것도 만들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 역할 중 하나는 장기적으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알아보고, 그들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결국 음악은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자원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욱 신중해야 하고 퀄리티 컨트롤을 유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티스트가 저에게 10개의 트랙을 보내면, 저는 그것을 5개로 추려요. 그리고 그중 4개는 제가 자주 플레이할 곳들이고, 나머지는 듣기에 흥미로운 트랙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아티스트의 의견도 함께 반영하는 것입니다. 서로 소통하면서 하나의 완성된 발매 물로서 자연스럽게 맞아 떨어지는 곡들을 선택하는 거죠. 때로는 두세 개 정도의 댄스곡을 만들기도 하지만 다른 아티스트들과는 한 두개 정도의 댄스곡을 만들고, 머릿속에서 실험적인 사고를 진행합니다.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요. 그래서 항상 아티스트가 음악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려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게 우리가 DEEP MEDi 에서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단순히 우리의 스타일에 맞추려고 하는 음악은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티스트가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DEEP MEDi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서, 내년에 20주년이라고 앞서 언급했는데, 다가오는 발매 소식이 있는가? Mala: 아직 20주년 계획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말하기는 이르지만, 정말 흥미로운 프로젝트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여전히 라인업을 공개하지 않는 이벤트를 많이 열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에서는 더 그렇고요, 우리는 관객이 음악과 아티스트를 신뢰하는 환경을 만들어 왔고, 이게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요즘은 다들 누가 공연하는지 미리 알고 싶어하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누가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공연장에 가는 그 설렘과 놀라움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그런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유연하게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 음악 제작과 공연 방식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느끼는가? Mala: 맞아요. 예전과 비교하면 제 DJ 셋 리스트도 많이 변화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DJ를 할 때만 해도, 트랙은 보통 5분 30초에서 6분 정도였습니다. 요즘은 많은 트랙들이 3분에서 3분 30초 정도 되더군요. 가끔 2분대의 트랙도 보이고요. 이러한 변화는 DJ 세트 구성 방식에도 영향을 줍니다. 인트로가 짧아지고, 드롭이 더 빨리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DJ로서 저도 제 접근 방식을 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곡을 끝까지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곡들은 첫 번째 드롭보다 두 번째 드롭이 더 강력할 때도 있거든요. 그래서 트랙을 끝까지 재생하면서 관객의 반응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빠르게 변화하는 음악 씬에서, 항상 새로운 음악을 접하는 비결이 있는가? Mala: 저는 운이 좋은 편입니다. 워낙 많은 프로듀서들과 작업해 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새로운 음악들이 계속 들어오거든요. 그리고 저는 Bandcamp를 애용합니다. 그동안 만나보지 못한 아티스트들의 음악도 많이 구매하며 응원하고 있습니다. 직접 연락해서 컬래버를 제안하기보다는, 그들의 음악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지지하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예전에는 레코드 샵에 직접 가서 발굴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런 매장이 많이 줄어든 관계로 예전만큼은 못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레코드를 구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음악을 어떻게 프로듀싱하는가? Mala: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메인 DAW는 Logic을 쓰고 있고, 아날로그 신디사이저와 이펙트 장비들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따라 작업 방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수십 년 동안 장비에 투자해 왔기 때문에, 지금은 꽤 편안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는 셋업을 갖추고 있습니다. 라이브 악기의 연주에는 여전히 인간적인 감성이 담기지만, 디지털 도구를 활용했을 때 열리는 엄청난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Mala: 맞아요. 저에게는 음악 작업이 놀면서 탐구하는 과정입니다. 정형화된 방식으로만 작업하지 않습니다. 어떤 날은 눈을 뜨고나서 실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몇 년간 쌓아온 작업 방식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의존하는 부분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저는 항상 다양한 옵션을 열어두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작년에 보컬리스트를 위한 트랙을 작업했는데, 베이스라인이 계속 맘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베이시스트 친구에게 연락해서 라이브 베이스 기타를 추가했더니, 곡이 완전히 살아났습니다. 저는 창작 과정에 대해 고집부리지 않습니다. 어떤 방법이든 곡의 아이디어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정식적인 음악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가? Mala: 아니요, 저는 클래식 음악 교육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제가 배운 건 모두 오랜 시간 동안 음악을 듣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익힌 것들입니다. 처음 키보드를 잡으면, 어떤 두 개의 음을 함께 눌렀을 때, 뭔가 이상함을 느끼죠, 하지만 한 음을 바꿔보면 딱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저는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웠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각을 믿고 자신만의 취향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혹은 음악적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규칙에 얽매이기 시작하면 창작의 흐름이 막혀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자신이 느끼는 대로,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과 작업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는가? Mala: 솔직하게 말해서, 균형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방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해와 소통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제 가족에게 정말 감사하고, 그들의 지지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육아는 스트레스만 주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와 성장도 가져다주지 않는가. Mala: 그렇죠, 이상적인 환경에서는 정말 축복 같은 일이죠. 얼마 전에 어머니께서 저희 가족이 얼마나 큰 사랑을 주는지 느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네 명의 자녀를 두셨는데, 우리는 항상 어머니를 잘 챙기려고 합니다. 부모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바로 그런 때인 것 같아요.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도, 가족이라는 존재가 곁에서 함께하고, 서로를 사랑으로 감싸주는 것. 그게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